【김정록 세계태권도연구소(WTRI) 소장 칼럼】
태권도 발전을 위한 개혁 그 무엇인가? (제1~3회 종합)
<사진=세계태권도연구소(WTRI) 소장 김정록>
태권도(跆拳道)를 사랑하고 아끼는 태권도 지도자(指導者)와 동호인(同好人) 여러분, 그리고 태권도의 발전(發展)을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연구(硏究)하고 있는 호형호제(呼兄呼弟) 여러분!
그동안 일선(一線)의 태권도 지도자들을 비롯하여 태권도에 관심(關心) 있는 수많은 사람과 태권도계에서 중추적(中樞的)으로 정책결정(政策決定)과 행정(行政)을 보시는 분들을 위하여 태권도가 어떻게 하면 발전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안과 개혁(改革)에 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평소 필자는 태권도 종주국(宗主國)인 한국이 태권도에 관한 모든 것을 중추적(中樞的)으로 연구하고 발전시켜 다른 나라로 보급하며 그 주도국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또한, 이제 태권도의 밝은 미래와 그리고 한국의 아들, 딸들에게 우리의 훌륭한 문화유산(文化遺産)을 물려줄 수 있도록 다 같이 소신과 신념(信念)을 가지고 총력 질주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태권도 지도자들은 과거에 너무 집착(執着)하지 말고 오늘의 현실(現實)을 냉철히 직시하여 미래 지향적(指向的)이며 합리적(合理的)인 사고로 태권도의 명예(名譽)와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1. 태권도 연구소의 설립
오랜 역사(歷史)와 전통(傳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계속된 연구(硏究)가 없이는 발전(發展)할 수 없으며 좋은 경기를 보여주기란 어렵다. 과거(過去)에야 한국(韓國)이 우승(優勝)을 독점(獨占)해 왔지만 날이 갈수록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세계적(世界的)으로 기술(技術)의 평준화(平準化)가 이루어지는 현시점(現時點)에서 볼 때 태권도 종주국(宗主國)인 한국에서 태권도에 관해 연구(硏究)할 연구소(硏究所) 하나조차 없다는 것은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외국(外國)에서는 얼마나 열심히 기술을 분석(分析)하고 연구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
국기원(國技院)의 연구분과(硏究分科), 대한태권도협회(大韓跆拳道協會)의 연구분과에서 연구, 노력하고 있지만 좀 더 과학적(科學的)인 방법과 장비를 갖추고 폭넓은 시야로서 체계적(體系的)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태권도의 전반적(全般的)인 기술 개발(技術開發)과 태권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최첨단 과학 장비를 갖추어 전문 연구진이 연구할 수 있는 태권도연구소(跆拳道硏究所)가 설립되어야 한다.
또한, 숨은 인재(人才)를 발굴(發掘)하여 태권도의 역사(歷史), 기술개발, 경기(競技), 품새, 격파(시범), 행정(行政) 및 정책(政策), 이론(理論)과 과학(科學), 트레이닝 등등 분야별로 연구진을 구성하여 이들에게 충분히 연구(硏究)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 과거와 달라서 장비를 갖춘 연구시설과 연구비 등 뒷받침이 없는 연구는 거의 불가능(不可能)하다고 본다.
분명히 단언하지만 종주국(宗主國)인 한국에서 연구를 게을리 하고 안일하게 미래에 대처한다면 머지않아 외국(外國)에서 태권도 기술을 배워 와야 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날지 모른다.
태권도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해 연구할 수 있는 전당인 “태권도연구소”를 만들자. 그리고 힘차게 뛰자.
2. 현행 경기규칙을 발전적으로 개정할 것
현재 시행하고 있는 태권도의 경기 규정(競技規定)은 오히려 태권도 경기 발전과 기술 개발에 퇴조(退朝)를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경기판정에서도 많은 불만과 시비가 일고 있다.
예컨대 몸통부위를 찰 때에도 득점 1점, 얼굴 득점 부위를 차서 득점해도 1점인 현행 경기 규정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현행 경기 규정의 장점(長點)도 물론 있다. 선수 보호적(保護的)인 측면(側面)도 있고, 체력(體力)과 체격(體格)이 유럽이나 서양(西洋)보다 열세인 한국 선수에게 유리할지는 모르나 한국의 태권도인도 그렇고 세계 각국의 태권도 지도자들이 같은 관심을 두고 차등 점수제로 바꾸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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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규정이야 세계태권도연맹 총회에서 해야 하지만 한국 내에서만이라도 실시해 보며 현행 경기 규정과 차등 점수제를 비교 검토한 다음 태권도 경기와 발전을 위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
“차등 점수제”란 득점 부위에 따라, 기술(技術)의 난이도(難易度)에 따라 점수를 다르게 하여 판정(判定)을 가리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몸통 부위는 1점, 얼굴은 몸통보다 높고 차기가 힘들므로 2점, 또한 뛰어서 차면 3점, 이렇게 부위별, 기술별 난이도를 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경기 규정이 바뀌게 되면 태권도 경기는 지금보다 더욱 활성화될 것이고, 현재 보이는 기술보다 더 많은 기술이 보급되며, 고급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기 내용뿐 아니라 관중들도 선수와 같이 호흡을 할 수 있으며, 소극적(消極的)인 경기에서 박진감(迫進感) 넘치고 활기찬 경기로 변모해 가리라 확신한다. 좋은 경기와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좋은 방향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3. 프로 태권도의 창단
어찌 된 영문인지 한때는 프로 태권도의 활성화(活性化)를 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하는 듯하더니 지금은 감감무소식이다.
우리나라의 국기(國伎)라고 한다면 태권도(跆拳道)와 씨름을 들 수 있다. 이 두 경기의 장단점(長短點)이야 각각 다르겠지만 투기(鬪技) 경기종목(競技種目)이라는 점에서는 똑같다.
그런데 태권도는 씨름보다 일찍이 국제적(國際的)인 경기로 급성장하여 아시안게임, 서울 올림픽 경기 시범종목과 92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올림픽 경기에서도 두 번째 시범종목으로 채택(採擇)되어 전 세계인(世界人)의 스포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도 태권도는 아마추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 필자는 심히 유감스럽다.
제5공화국이 들어서면서 프로 축구, 프로 야구, 프로 씨름이 급부상하여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서는 수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중계하고, 심지어 프로 야구에 관한 기사를 얼마나 잘 쓰느냐에 따라 일간 신문들의 판매 부수가 늘고 준다고 하니 세계 120개국의 회원국(會員國)과 수련인구(修練人口)가 제일 많은 태권도가 아직 아마추어로서 머물고 있다는데 태권도인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흔히 투기 종목을 하는 사람들이 누구보다도 배타적(排他的)이고 오로지 한 가지만을 고집하는 때도 있다. 그렇다고 아무것이나 받아들이자는 것이 아니다. 타 무술(武術)이나 다른 스포츠의 장단점을 비교(比較) 연구(硏究)는 해봐야 않겠느냐는 것이 필자(筆者)의 평소 생각이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태권도와 다른 투기 종목 및 일부 다른 스포츠에 관해서 연구를 오래도록 해왔다. 그로 인해 일부 태권도인들의 오해를 산적도 있었으나 거기에 관해서는 각자가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다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학교(學校)나 일선 체육관(體育館)에서 배출되는 선수(選手), 지도자(指導者), 코치, 사범(師範)들의 진로 문제와 태권도를 업으로 삼고 있는 직업 태권도인들의 문제로서 아마추어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프로 태권도를 창단할 수 있도록 홍보와 유도는 물론 이에 따른 물질적(物質的) 행정적(行政的) 배려를 해줘야 한다.
또한, 세계 태권도 타이틀매치도 개최함으로써 직업 선수들의 사기 진작과 장래에 대해 더한층 이바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에 관한 모든 문제는 별도의 위원회 또는 프로태권도연맹을 구성하여 구체적(具體的)으로 실천 방안을 강구하여야 될 것이다.
4. 태권도 박물관 건립
태권도가 한국(韓國)의 역사(歷史)와 함께 발전해온 조상(祖上)들의 슬기와 얼이 담긴 한국 고유의 민족 무예(武藝)로서 자랑스러운 문화유산(文化遺産)이라고 태권도인들은 누구나 말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 자랑스러운 태권도를 고대(古代)로부터 현재(現在)에 이르기까지 변천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태권도 박물관(博物館)이 없다.
각 시대의 사회적(社會的), 시대적(時代的) 배경을 고찰하여 태권도에 관련된 유물이나 사적 자료들을 집대성(集大成)하여 전시는 물론 태권도의 학습장이 될 만한 박물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곳을 세계 각국의 태권도 지도자, 사범, 코치, 수련생(修鍊生) 또는 태권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종주국을 방문했을 때 꼭 찾아볼 수 있는 명소(名所)로 만드는 것이다.
5. 태권도 연수원
국기원 내에는 태권도지도자연수원을 비롯하여 세계태권도연맹 사무국, 국기원 사무국이 있다. 비좁은 국기원에서 모든 교육과 태권도에 관련된 업무를 총괄(總括)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된 것만도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숨은 공로가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하루가 새롭게 발전해 가고 있다. 이런 현시점(現時點)에서는 태권도지도자연수원의 독립(獨立)이나 혹은 기구의 확대가 필요하다.
국기원에 있는 연수원을 그 규모에 걸맞게 태권도 지도자 교육은 물론 심판교육, 보수교육, 각종 연수와 세미나를 열 수 있도록 신축 또는 독립해야 한다.
연수원의 신축이나 독립은 국기원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오히려 서울 근교나 외곽 지역에 최신 기자재(機資材)를 갖추어 시청각(視聽覺) 교육을 할 수 있는 강의실, 세계 각국의 태권도 지도자나 연수생들을 위해 한국어(韓國語)와 국제 공용어(公用語)인 영어가 동시통역(同時通譯)될 수 있는 시스템, 라커룸, 샤워장, 기숙사, 다목적(多目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체육관 등이 있는 연수원을 세워야 한다.
이러한 연수원이 언제 어느 방법으로 신축될지는 모르겠지만 하루빨리 연수원 신축 건립 기금을 마련하는 방안이 모색되었으면 한다.
다음은 연수원의 역할(役割)에 있어 교육과 각종 연수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현재까지는 일반 태권도 지도자 교육, 경기지도자 2급 과정 연수, 3급 생활(사회)체육 지도자 연수 등 3가지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필자(筆者)는 태권도에 관한 모든 교육과 연수는 태권도 연수원에서 주관하고 제도화(制度化)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일반 태권도 지도자 교육, 2급 경기지도자 교육, 3급 생활 체육지도자 교육은 물론 국내 심판교육, 국제심판 교육, 각종 교육과 연수를 태권도 연수원에서 체계적(體系的)이고 합리적(合理的)으로 실시함으로써 태권도 교육의 질을 향상(向上)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계 각국의 해외 태권도 지도자들의 교육과 연수도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의 태권도 연수원에서 꼭 받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수원의 조건과 규모는 확대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따르겠지만 태권도 종주국이라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태권도 종주국의 면모는 차츰차츰 사라지게 될 것이다.
6. 태권도 지도자 양성의 개선
태권도 지도자(指導者)가 되는 과정은 지도자의 개개인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크게 두 가지 형태를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대학에서 태권도를 전공하여 지도자가 되는 것이며, 둘째는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 소지자로 4단 이상이 되면 국기원에서 실시하는 지도자 교육을 10일간 이수한 뒤 소정의 시험에 합격하면 ⌈태권도 시범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함과 동시에 태권도 사범이 된다. 그러나 일선에서 태권도를 지도하고 있는 사람 중에 무자격(無資格)인 2단, 3단의 유단자(有段者)들이 사범(師範)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태권도 수련생들을 가르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굳이 이러한 문제점(問題點)을 지적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태권도 지도자들의 질을 향상하고 체계적이고 단계적(段階的)으로 교육해 명실상부(名實相符)한 지도자를 양성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국제 태권도 사범 지도자도 양성해야 한다. 과거에는 국기원에서 받은 사범 자격증을 갖고 해외로 나갈 때는 소정의 수수료(手數料)만 내면 국제 사범 자격증을 내주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연수원 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지면 국내 태권도 지도자는 물론 해외 태권도 지도자들도 한국의 태권도 연수원에서 국제태권도사범지도자(國際跆拳道師範指導者)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국제 사범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인정받고 통용(通用)될 수 있도록 제도화(制度化)가 되어야겠다.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의 사범이 해외(海外)로 나가서 제3국에서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한다니 웃지 못할 일이다.
필자는 지도자 양성을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한다.
예를 들어 조교(助敎), 교사(敎師), 사범(師範) 순이라고 할 때 조교(助敎)는 2단 이상자로서 ◯일간의 교육을 수료(修了)하고 소정의 조교 자격시험(資格試驗)에 합격한 사람에게 조교 자격증을, 교사(敎師)는 3단 이상자로 조교의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이 ◯일간 교육을 수료하고 소정의 교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 교사 자격증을, 사범(師範)은 조교와 교사 과정을 거친 4단 이상자로 ◯일간의 교육과 자격시험(資格試驗)에 합격한 사람에게 태권도 사범의 자격증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사범도 그 실력(實力)에 맞게 등급제로 시행하면 한다. 물론 이것은 단지 예일 뿐이며 실제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좀 더 구체적(具體的)이고 제도적으로 만들어져야 하겠다.
또한, 이러한 제도는 전 세계가 공통적(共通的)으로 실시되어야 하며, 반드시 한국의 태권도 연수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7. 태권도 품새의 다양화와 기술 개발
태권도의 현재 품새 종류를 살펴보면 유급자 과정인 태극1장에서 태극8장까지의 8개 품새와 유(품)단자 품새인 고려, 금강, 태백, 평원, 십진, 지태, 천권, 한수, 일여 이렇게 9개 품새, 그리고 태극 품새가 새로이 제정되기 이전의 팔괘1장에서 팔괘8장까지 8개 품새로서 총25개 품새뿐이다. 그러나 현재는 팔괘 품새가 승급 및 승ㆍ품ㆍ단 심사에서 제외된 관계로 17개 품새만 수련하고 있다.
그동안 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품새의 다양화(多樣化)와 기술개발(技術開發)에 대하여 역설해 왔다. 그러면 그에 관한 내용을 간략하게 독자(讀者)들이나 태권도인에게 제시한다.
첫째, 남녀노소(男女老少) 누구든지 성별의 구분 없이 각 품새를 똑같이 수련하는 문제점(問題點)이다. 아동, 중ㆍ고생, 대학생 및 일반 성인과 또 신체가 약한 사람이나 강한 사람이 할 경우 모든 품새의 수련이 똑같아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각 신체와 성별에 맞춰 품새를 수련할 방법과 알맞은 품새 수련 시간이 연구돼야 한다.
둘째, 품새의 다양성(多樣性)이다. 품새의 구성도 신체발달(身體發達)에 알맞게 어린이는 어린이에게 알맞게, 또 각 청소년, 성인, 남자, 여자에게 알맞게 품새가 구성되어야 하며 다양해야 한다. 현재 수련하고 있는 품새는 누구나 똑같고 남자든 여자든 어린이든 모두 똑 같이 수련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것저것 중구난방(衆口難防)으로 품새를 많이 만들자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새 품새를 새로이 제정(制定)할 때는 초보자(初步者)에서 상급자(上級者)에 이르기까지 위로 올라갈수록 태권도 기술의 난이도(難易度)가 잘 구성되도록 연구하여 만들어져야 한다.
현 품새를 살펴보면 그 구성과 난이도 면에서 유급자 품새인 태극 품새가 유(품)단자보다 난도가 높고 구성이 복잡한 것도 있다. 좀 더 과학적(科學的)이고 합리적으로 품새를 제정하여 보급(普及)해야 한다. 그리고 품새의 구분과 종류에서도 강한 기술과 빠른 속도가 있어야 하는 강성(剛性/强性)의 품새와 부드러우면서도 느린 동작으로 구성된 유성(柔性)의 품새를 급(級)과 단(段)에 맞게 난이도를 잘 구성하여 다양(多樣)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셋째, 현재 각 품(品)과 단별(段別)로 한 개씩인 품새를 각 품, 단위의 수련 연한(승단 연한)에 따라 더 많은 품새를 만들어 보급해야 한다. 한 품새를 1년, 2년…오랫동안 수련을 하면 기술 습득과 향상에는 도움이 될지는 모르나 기술 발전에는 다양한 품새를 수련하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다.
넷째, 태권도의 기술 개발이다. 태권도의 기본동작(基本動作)인 막기, 치기, 찌르기, 지르기, 차기 등의 기술과 품새의 구성은 99.9%가 강성(剛性/强性)의 기술이며 대부분이 직선적인 기술이다. 그 때문에 공격(攻擊)과 방어(防禦)의 조화(調和)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꾸준히 연구하고, 또한 발전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함으로써 개혁을 해야 할 것이다.
품새도 전면적(全面的)으로 재검토(再檢討)하고 연구하여 새로이 제정, 보급해야 한다. 앞에서 말한 대로 태권도에 관한 기술과 품새에 먼저 손을 대보자. 그리고 연구진을 구성하여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직선적(直線的)인 강한 기술은 무엇이며 원적인 유(柔)한 기술은 무엇인지, 또 품새의 구성(構成)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심혈을 기울여 연구해 보자.
8. 태권도 경기는 겨루기 경기, 품새 경기, 시범(격파) 경기로
현재 태권도의 경기(競技)는 겨루기(시합겨루기)로만 경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태권도 분야 중 겨루기 경기는 명실공히 세계적(世界的)인 스포츠로 성장하여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10회, 두 번째 올림픽 시범종목(示範種目)으로 채택(採擇)되었다. 태권도 종주국의 태권도인들로서 긍지를 가지고 그 본래의 기술을 찾아 연구, 개발(開發)해야 한다.
태권도 경기는 크게 겨루기 경기, 품새 경기, 시범(격파) 경기의 3가지로 구분하여 실시할 수 있는데 오로지 겨루기 경기(현재 시행하고 있는 경기를 말함)만을 시행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해외(海外)에서는 품새 경기, 시범(격파) 경기도 개최하여 많은 태권도 수련생의 참여와 발전을 꾀하여 모든 사람이 참여하고 즐기는 경기, 즉, 스포츠로 발전시키고 있는데, 비해 한국에서는 얼마나 큰 노력을 해왔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태권도가 어느 체육종목(體育種目)보다 우수하더라도 관중이 외면하면 스포츠로 발전하기 어렵다.
처음에는 무수한 시행착오(試行錯誤)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태권도의 발전을 위해 과감하게 실시하면서 단계적(段階的)으로 그 체계를 잡아가면 될 것이다. 태권도 경기가 겨루기 경기(현재 경기 방법), 품새 경기, 시범(격파) 경기로써 이루어진다 해도 태권도 그 본래(本來)의 순수성(純粹性)을 찾을 수 있고 오히려 태권도를 더욱 발전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면 겨루기 경기(현 경기)에 대해서는 별도의 항에서 설명했으므로 생략(省略)하고 품새 경기, 시범(격파) 경기에 대해서만 간략히 생각해 보자.
첫째, 품새 경기의 실시방향(實施方向)은 지정종목, 선택종목, 창작종목의 3가지로 구분하여 실시해야 한다.
지정종목(指定種目)은 경기 출전자 전원이 협회 또는 연맹이 제정한 품새를 실시하도록 하고 선택종목(選擇種目)으로 지정 종목과 같이 협회 또는 연맹이 제정한 품새 범위 내에서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는 태권도 품새 경기를 통하여 통일되게 제정된 품새를 올바르게 보급하기 위함이다.
창작종목(創作種目)은 품새를 연구, 발전시킬 목적으로 시행하며, 본능적(本能的) 동작(動作), 자연의 섭리, 역학적(力學的) 원리, 그리고 태권도 모든 기본 동작과 기법을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성하여 안무(按舞)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리하여 우수한 창작 품새는 기술심의를 거쳐 널리 보급하면 좋을 것이다.
둘째, 시범(격파) 경기는 높이차기, 넓이차기, 창작(묘기)의 3가지로 구분하여 실시한다.
높이차기는 뛰어차기와 같은 방법(方法)으로 높이 차는 기술을 말한다. 이 때 높이차기는 측정 기구를 사용하여야 신장(身長)을 측정하고, 높이를 측정할 수 있도록 측정 기구를 갖춰 경기를 치르도록 한다.
넓이차기는 뛰어 옆차기와 같은 방법으로 높게 멀리 차는 기술을 말하는데, 이 경기도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측정 기구를 이용하여 넓이와 높이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하여 경기를 시행한다.
높이차기와 넓이차기도 격파(擊破)를 시행하지만 창작 격파는 점프(Jump)하여 목표물을 향해 상체와 하체를 빠른 동작으로 움직여 2방, 3방, 4방, 5방…격파를 하는 경기를 말한다.
격파경기(擊破競技)는 공격(攻擊)과 방어(防禦) 부위인 상체와 하체 부위를 사용하여 실시하며, 경기는 남자부와 여자부로 나누고, 이는 또 국민학생부, 중학생부, 고등학생부, 대학 및 일반부로 구분하여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치르도록 한다. 이에 관한 경기 방법, 경기 규정, 채점 방법 등에 관한 사항은 태권도의 특성을 고려하여 연구, 검토해야 할 것이다.
9.태권도 기술과 용어 통일
태권도의 기술(技術)과 용어(用語)가 아직 제대로 통일(統一)되어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지도자(사범)에 따라 용어가 다르고 기술을 서로 다르게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건만 아직도 개선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오래전부터 발행되고 있는 여러 종류의 태권도 교본이 있음에도 용어와 기술의 통일이 안 되고 있다.
필자가 국기원 심사위원(審査委員)으로 위촉받아 심사를 집행하노라면 내심 가슴 아픈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다른 많은 태권도인도 느꼈으리라 생각하지만, 막기 기술, 치기 기술, 찌르기 기술, 차기 기술 그 밖의 모든 기술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어느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 그리고 손과 발, 몸은 어떻게 해야 정확한 것인지 명확(明確)한 해답을 얻기가 매우 힘들다.
지도자(사범) 교육에 나은 강사(講師)마다 동작의 설명(說明)과 용어(用語)가 제각기 다르고 그 동안 배출된 사범만 해도 수천 명인데 어떻게 일관성(一貫性)이 있기를 바라겠는가?
또한,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기술과 용어는 바뀌기도 하고 변형(變形)되기도 하며 소멸(消滅)되기도 한다. 태권도 기술과 용어는 하루빨리 통일되어야 하고 정리되어야 한다.
품새도 마찬가지이다. 똑같은 품새일 경우에도 제각기 다른 체육관에서 수련하는 수련생들이 내가 배운 것이 진짜고 최고라는 식으로 언쟁을 하는가 하면 우리 체육관에서 배우는 것이 전통적(傳統的)인 방법이라며 서로 으르렁대니 이대로 방치만 해서 되겠는가?
마지막으로 태권도의 전문 기술과 용어(用語)를 일반인(一般人)의 언어 감각에 맞도록 대중화(大衆化)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이러한 태권도 기술과 용어를 일목요연(一目瞭然)하게 해설한 태권도 용어사전(用語辭典)도 필요하다.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에서 태권도의 기술과 용어를 정리, 통일시켜 세계 모든 태권도인에게 일관성 있게 통용(通用)되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
10. 태권도 커리큘럼(Curriculum)의 개발
태권도 수련 내용은 크게 품새, 겨루기, 호신술, 시범(격파)의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품새는 그런대로 통일되어 공통적(共通的)으로 지도(해외에서는 지금까지 통일되지 않음)하고 수련하지만 겨루기, 호신술, 시범(격파)에 관해서는 지도자의 임의대로 지도하고 있으며 그 내용 또한 천차만별(千差萬別)이고 보면 이 문제 역시 심각하다. 필자는 태권도의 수련 내용과 과정을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만들어 과거 구전(口傳)으로 가르치고 배웠던 방법을 이제는 과학적(科學的)인 방법으로 접근하여 태권도의 커리큘럼을 개발(開發)해야 한다.
첫째, 품새 부분에 관해서는 별도로 언급을 했으므로 생략하고, 겨루기에 관해서 생각해 보자. 겨루기에는 시합겨루기, 맞춰 겨루기, 한번 겨루기, 두 번 겨루기, 세 번 겨루기가 있다. 시합겨루기는 출전 선수의 실력(實力)과 자질(資質)에 따라 다르므로 제외하고 맞춰 겨루기, 한번 겨루기, 두 번 겨루기, 세 번 겨루기는 초급자(初級者)에서 유급자, 1단에서 고단(9단)으로 올라갈수록 체계적(體系的)이고 합리적(合理的)인 수련 과정과 지도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둘째, 호신술과 시범(격파0 부분의 개발이다. 호신술이나 시범(격파)은 진일보(進一步)한 기술로써 일상생활(日常生活)에서 상대방이 무기 없이 또는 무기를 가지고 기습해 올 때 자신을 보호(保護)하기 위한 기술이다.
그리고 교재 문제이다. 지도자가 교재 하나 없이, 또 태권도 수련생이 태권도 책 하나 갖추지 않고 배울 때 얼마나 큰 효과를 거둘지는 각자가 알아서 판단할 일이지만 교재(敎材)와 병행(竝行) 함꼐 가르치는 것이 더 효과적(效果的)이고 방법론에서도 더 나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 알고 있는데 무엇 하러 책(冊)을 사느냐고 하는 지도자가 있는데 그러다 보니 모든 것이 진취적이지 못하고 발전은커녕 후퇴(後退)할 수밖에 없다.
11. 태권도 전문학교 또는 태권도 대학교의 설립
현재 몇 개 대학(大學)에 태권도 학과(學科)가 있지만 태권도만 전문으로 가르치는 태권도 전문학교(專門學校)나 태권도 대학교(大學校)는 아직 없다.
물론 태권도 학교를 설립(設立)하려면 여러 가지 문제점(問題點)이 있고 세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개교를 위한 예산 확보, 입학 자격, 몇 년제로 할 것인가, 졸업 후 진로를 보장해 줄 방안 제시. 운영방안, 우수한 교수진 확보 등 구체적 방안이 있어야 한다.
이 모든 방안을 자세히 검토하여 명실공히 세계 최초이자 최고의 태권도 학교가 설립되어 태권도 발전에 획기적(劃期的)인 변화(變化)가 일어나길 바란다.
12. 기타
앞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여러 가지 개혁안이 있다. 그러나 지면 관계상 세부적(細部的)으로 모든 것을 다 열거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간단하게 그에 관한 사항만 열거하기로 한다.
첫째, 현재 대한태권도협회에서 발간하고 있는 계간지(季刊誌)는 좀 더 빠르고 알차게 시사성(時事性) 있는 월간지(月刊誌)로 발행(發行)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 내용도 태권도에 국한하지 말고 폭넓은 내용(內容)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야 한다.
둘째, 각 대학교나 일선에서 배출되는 태권도 지도자나 선수들의 진로 문제와 취업에 관해 다각도(多角度)로 연구해야 한다.
셋째, 야구, 축구, 씨름 등 기타 스포츠의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중계보다 태권도 경기는 스포츠 뉴스 신간에 그것도 잠깐 나오는 것으로 끝이다. 앞으로 국기인 태권도 경기를 다른 스포츠 경기 못지않게 활성화(活性化)될 수 있도록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넷째, 세계태권도연맹, 대한태권도협회, 국기원, 각 시도협회의 사업과 예산, 수입(收入)과 지출(支出)에 관한 것은 그 세부사항까지 대의원 또는 이사 몇몇 사람만이 알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일반 태권도인에게도 공개해야 한다. 이제는 과거와 다르므로 모든 행정은 공개 행정으로 집행해야 하고 건설적(建設的)인 방향(方向)으로 나가야 한다.
다섯째, 현재 시행하고 있는 승급(昇級) 심사제도(審査制度), 승품(昇品) 심사제도, 승단(昇段) 심사제도를 전 세계적으로 일관성 있게 통일시키며 높고 낮음에 따라 심사제도와 난이도(難易度)를 개선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것은 아니므로 태권도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하여 지위 고하(地位高下)를 막론하고 모든 태권도인이 일심(一心) 단결(團結)하여 총력(總力) 질주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태권도 발전을 위한 개혁 그 무엇인가?”에 대한 후속 조치가 하루빨리 나오기를 빌며 태권도 발전을 위한 개혁위원회(改革委員會)나 심사위원회(審査委員會)가 구성되어 활발히 활동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앞에서 언급(言及)한 사업을 해나가는데 모든 태권도인의 적극적(積極的)인 협조(協助)와 참여(參與)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바이다.
1992년 8월
남산 중턱의 세계태권도연구소(주한외국인체육관)에서
저자 김정록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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